3장. 좋아하는데도 거리부터 계산하게 된다

확신이 있을 때는
거리라는 개념이 없다.
서운해도 다가가고,
불편해도 말하게 된다.
그런데 확신이 사라지면
마음이 먼저 계산을 시작한다.
이 말을 해도 괜찮을지,
지금 다가가면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행동은 점점 조심스러워진다.
상대에게 서운한 게 있어도
말하지 않는다.
괜히 분위기만 망칠까 봐,
이 관계가 흔들릴까 봐.
그래서 마음속에서는
거리 조절이 시작된다.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고,
너무 깊어지지 않으려고.
이건 냉정해진 게 아니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어다.
확신이 있을 때는
관계가 나를 지켜준다.
확신이 없을 때는
내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감정보다
손익을 먼저 따진다.
이 말을 했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클 것 같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 단계의 관계는
겉으로는 조용하다.
큰 싸움도 없고,
눈에 띄는 문제도 없다.
하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사랑은 남아 있는데,
확신이 없어서
거리부터 계산하게 되는 상태.
이게
사랑은 있지만
관계를 결정하지 못하는
마지막 신호다.
여기까지 오면
관계는 유지되고 있어도,
마음은 이미
다음 선택 앞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