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밈, 인간이 만든 가장 웃기고 진지한 언어
솔직히 말해서 요즘 인터넷은 밈 없으면 대화가 안 된다.
“이거 괜찮아요(This is fine)” 짤 한 장이면, 불타는 내 인생 설명 끝.
“놀란 피카츄”로는 친구의 뒤통수 맞은 감정을 표현하고,
“산만한 남자친구”는 연애뿐 아니라 인생의 유혹까지 다 설명해버린다.
이제 밈은 그냥 짤이 아니라 문화의 공식 언어다.
심지어 Merriam-Webster 사전도 이걸 인정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아이디어나 스타일,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으로 퍼지는 웃긴 거.”
— 이게 진짜 사전 정의다. 공식이야.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밈(meme)’을 처음 말했을 때만 해도
“아이디어가 유전처럼 퍼진다~” 이런 과학 얘기였지,
누가 고양이가 피아노 치는 영상이 인류 문화를 대표할 줄 알았겠냐고.
이제는 한 장의 이미지, 한 줄의 자막이
논문보다 빨리 세상을 이해시키고,
대통령 연설보다 더 많은 사람을 웃기고,
광고보다 빠르게 ‘의미’를 전파한다.
그렇다. 밈은 진화했고, 우리 뇌도 그 밈에 적응했다.
이제는 텍스트보다 짤을 먼저 떠올리고,
말보다 GIF가 더 정확한 감정을 표현한다.
심지어 “말로 설명하기 귀찮을 때 밈으로 설명 가능?”
— 100% 가능하다.
그래서 오늘은,
전 세계를 웃기고 울린 20가지 밈을 똘기 가득하게 분석해보려 한다.
그저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사실은 시대의 풍자이자 인간 심리의 결정체니까.
? 2. 밈의 탄생과 진화 ― 인간이 만든 제2의 유전자

모든 건 한 남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1976년,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라는 책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유전자가 생물학적 정보를 복제하듯, 인간의 아이디어도 복제된다.”
그리고 그는 그걸 **밈(meme)**이라 불렀다.
(참고로, ‘meme’은 ‘gene(유전자)’에서 따온 말이다.
그래서 우리 머릿속은 사실상 작은 밈 공장이다 ?)
그런데 웃긴 건 —
도킨스가 생각한 밈은 “문화의 진화 단위”였는데,
21세기 인터넷 세대가 그걸 짤로 바꿔버렸다는 거다.
지구 역사상 이렇게 급속도로 돌연변이 일어난 단어도 드물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4chan, Reddit, Tumblr, SomethingAwful 같은 곳에서
‘짤 문화’가 슬금슬금 피어났다.
고양이가 피아노 치고, 개가 모자 쓰고,
“LOLcats”라는 단어가 태어나던 시절이다.
(그때는 밈을 ‘짤방’이라고 불렀지.
이 단어 듣고 “아~ 그 시절” 하는 사람은 최소 싸이월드 세대다 ?)
이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 등장하면서
밈은 속도전의 시대로 진입했다.
하루 만에 전 세계를 도는 게 기본 세팅.
“오늘의 밈”이 내일이면 “고인된 밈”이 된다.
즉, 밈의 수명은 파리보다 짧고, 전염력은 코로나보다 세다.
재미있는 건, 밈은 단순히 웃기기 위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 분노, 풍자, 정치, 사회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거다.
“이거 괜찮아요(This is fine)”는 불타는 세상 속 자조고,
“Change My Mind”는 토론 문화의 풍자이며,
“Distracted Boyfriend”는 욕망과 충동의 시각적 은유다.
즉, 밈은 인터넷판 **‘인류의 거울’**이다.
웃기게 생겼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진심이 들어 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정확한 뉴스 요약은 CNN이 아니라
짤 하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간다.
인터넷을 뒤흔든 20가지 전설의 밈들,
그 웃음과 상징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
1️⃣ 산만한 남자친구
기원:
2017년 터키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된 이 밈은
남자가 여자친구 손을 잡고 지나가면서,
옆을 지나가는 다른 여자를 힐끗 쳐다보는 장면을 찍은 스톡사진에서 출발했다.
의미:
처음엔 단순히 바람 피우는 짤 같지만,
사실 이 밈의 핵심은 “주의가 산만해진 인간의 본성”이다.
예: “내 집중력”이 “공부”에서 “유튜브 쇼츠”로 돌아설 때, 바로 이 짤 등장.
즉, 유혹, 충동, 선택의 갈림길을 시각적으로 요약한 밈이다.
지금은:
브랜드 마케팅에도 종종 등장한다.
예를 들어 “고객(남자친구)”이 “기존 브랜드(여자친구)”를 버리고
“우리 신제품(다른 여자)”을 쳐다보는 장면으로 패러디된다.
이건 단순한 짤이 아니라 — 소비심리의 교과서다.
2️⃣ 확장되는 두뇌

기원:
2017년 Tumblr에서 퍼진 이미지 시리즈로,
작은 뇌에서 거대한 우주 두뇌로 확장되는 일련의 사진을 사용한다.
의미:
표면적으로는 ‘깨달음의 단계’를 나타내지만,
사실 대부분은 **“웃기게 똑똑한 척”**하는 패러디에 쓰인다.
예를 들어,
“커피 마시기” → “에너지 드링크” → “태양빛 마시기” → “시간 개념 초월”
이런 식으로 점점 더 이상해지는 ‘진화의 역설’을 풍자한다.
지금은:
트위터(X)나 레딧에서 ‘지나치게 철학적인 말장난’에 딱이다.
밈 자체가 이미 밈의 철학을 설명해버린 아이러니한 존재.
3️⃣ 마음을 바꾸세요

기원:
보수 성향 팟캐스터 스티븐 크라우더(Steven Crowder)가
“남성의 특권은 신화다. 마음을 바꿔라(Change My Mind)”라는 팻말을 들고
캠퍼스에 앉아있는 사진에서 시작됐다.
의미:
인터넷은 바로 반응했다.
누구나 포토샵으로 문구를 바꾸며 “자신만의 주장”을 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예: “파인애플 피자는 최고야. 마음을 바꿔라.”
이건 논쟁이 아니라 **인터넷식 ‘선전포고’**다.
지금은:
토론 대신 유머로 싸우는 세대의 상징.
즉, 말보다 짤이 더 강력한 시대의 아이콘이다.
4️⃣ 제1세계 문제
기원:
2011년 버즈피드와 트위터에서 폭발적으로 퍼졌다.
예쁘게 생긴 여성이 눈물 흘리는 사진에
“Wi-Fi가 너무 느려서 화난다” 같은 문장이 붙어 있다.
의미:
‘사치스러운 고민’ 혹은 ‘별 것도 아닌 걸로 징징대는’ 현실 풍자.
즉, 세상엔 진짜 문제도 많은데
우리의 고민은 너무 하찮다는 걸 웃으며 자조하는 밈이다.
지금은: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아이러니를 대표하는 고전 밈.
사실상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의 원조 격.
5️⃣ 드레이크 밈
기원:
래퍼 Drake의 뮤직비디오 ‘Hotline Bling’(2015)에서
그가 “싫어” → “좋아” 하는 표정을 번갈아 짓는 장면에서 시작.
의미:
“이건 싫고, 이건 좋아.”
단 두 컷으로 인간의 모든 선택을 요약했다.
예:
? “아침 회의”
✅ “점심 회식”
지금은:
광고, 브랜딩, 정치 풍자, 연애 밈까지 —
활용도는 거의 오픈소스급.
밈계의 폰트 같은 존재다.
6️⃣ “이거 비둘기야?”
기원: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의 한 장면.
주인공 안드로이드가 나비를 보고 “이거 비둘기야?”라고 착각하는 순간이 밈의 시작이었다.
이게 2011년 텀블러에 올라오면서 폭발했다.
의미:
‘완전히 잘못된 인식’이나 ‘황당한 오해’를 표현할 때 쓰인다.
예:
? “회의 중 스마트폰 만지는 사람” → “이거 일 중이야?”
즉, *“진지하게 틀린 사람”*을 놀릴 때 완벽하다.
지금은:
AI, 정치, 연애 등 모든 영역에서 오남용 중.
‘세상 착각 밈’의 대표주자다.
7️⃣ “이거 괜찮아요”
기원:
2013년 만화가 KC Green의 웹툰 Gunshow 속 장면.
불타는 방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This is fine(괜찮아요)”라고 말하는 강아지.
의미:
모든 게 망했는데도 ‘괜찮은 척’할 때.
회사 망하고, 일정 밀리고, 노트북 꺼지고, 팀장님 화났는데도
“괜찮아요~” 하는 그 태도.
이건 사실 현대인의 멘탈 상태 밈이다.
지금은:
기후위기, 정치, 경제 기사에도 자주 등장.
불타는 세상 속 자기합리화의 교과서.
8️⃣ 조롱하는 스폰지밥
기원:
2012년 SpongeBob SquarePants의 한 장면에서
닭 흉내 내듯 몸을 비틀며 상대를 놀리는 장면이 밈으로 탄생했다.
2017년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의미:
상대 말을 비꼬거나 흉내 낼 때.
예:
A: “난 늦잠 안 자.”
B: “ㄴㅏㄴ ㄴㅡㅅㅈㅏㅁ ㅇㅏㄴ ㅈㅏ~”
→ 이럴 때 쓰는 밈.
지금은: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 놀릴 때” 세계 공통어 수준.
한 장으로 패시브 어그레시브(수동적 공격) 표현 가능.
9️⃣ 성공 아이들
기원:
2007년 플리커에 올라온 사진 한 장.
모래사장에서 주먹을 꽉 쥔 아기 **샘 그리너(Sam Griner)**의 표정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의미:
작은 승리의 상징.
예:
☕ 커피 쿠폰 유효기간 하루 남았는데 성공적으로 썼을 때
? 감자튀김 바닥에 한 개 더 남았을 때
→ 바로 Success Kid 출격이다.
지금은:
기업 광고, 축하 게시물, 학교 포스터까지 다 진출.
“성공”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하는 이미지.
? 지나치게 애착이 있는 여자친구
기원:
2012년 유튜버 레이나 모리스(Laina Morris)가
저스틴 비버의 노래 Boyfriend를 패러디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그의 커다란 눈동자와 과한 미소가 밈이 되었다.
의미:
너무 집착하거나 과하게 감정 몰입할 때.
예:
“어제 네가 내 스토리 안 봤더라?” → 이 밈 딱.
지금은:
연애 밈의 교과서.
사랑의 집착을 가장 귀엽고 소름돋게 표현한 짤.
11 우는 마이클 조던

기원:
2009년, 마이클 조던의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식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촬영되면서 시작됐다.
의미:
패배나 실망을 상징하는 최고의 밈.
예:
“3시간 동안 PPT 만든 파일이 저장 안 됐을 때.”
= Crying Jordan.
지금은:
스포츠, 정치, 드라마까지 침투.
실패의 아이콘이지만, 동시에 감정의 순도 100% 표현이다.
12 차 마시는 커밋

기원:
The Muppet Show의 초록색 개구리 커밋이
차를 홀짝이며 “But that’s none of my business(내 일은 아니지만)”
이라고 하는 장면이 밈의 시초.
의미:
“남 일인데 참견은 하고 싶을 때.”
남의 연애, 회사 정치, 유튜브 댓글 싸움 —
그냥 조용히 구경하며 ‘차 한 잔’ 드는 자세. ☕
지금은:
수많은 트위터 유저들의 영혼의 짤.
“관전러 모드”의 상징이자, 인터넷판 김연경 무표정.
13 눈을 가늘게 뜨는 여자
기원:
2018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케일라 니콜이
햇빛에 눈을 찡그리며 멀리 바라보는 사진이 입소문을 타며 퍼졌다.
의미:
“이게 진짜야?” “지금 장난하냐?”
→ 의심 + 황당 + 피곤이 섞인 복합 밈.
예: ‘나한테만 안 왔다는 쿠폰 문자’ 받을 때.
지금은:
‘현실 부정 밈’의 여왕.
직장인에게는 금요일 오후 5시 표정으로 통한다.
14 관자놀이를 가리키는 남자
기원:
2016년 영국 BBC의 Hood Documentary에서
배우 카요데 에우미(Kayode Ewumi)가 머리를 가리키며
“똑똑한 생각이지?” 하는 장면이 짤로 퍼졌다.
의미:
엉뚱한 논리로 스스로를 천재라고 믿을 때.
예: “시험 안 보면 떨어질 일도 없지.”
이건 말보다 표정이 100배 강력하다.
지금은:
‘논리적 바보’의 상징.
유머계의 IQ 200짜리 멍청이 밈.
15 놀란 피카츄

기원:
2018년 ‘포켓몬스터’ 애니 속 피카츄의 놀란 표정을 캡처한 이미지.
트위터 유저가 “예상 가능한 결과에 놀라는 사람들”이라는 설명과 함께 올리며 폭발.
의미:
“본인이 한 짓의 결과에 스스로 놀라는 상황.”
예: “밤새 게임하다가 지각함 ?”
→ 놀란 피카츄 등장.
지금은:
모든 인간의 ‘자업자득’을 한 장에 압축한 밈.
짤 하나로 인생 철학 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