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편의점에 레트로 디자인 과자가 가득하고, 90년대 감성 카페가 줄 서서 들어가고, LP판이 다시 팔리고 있어요.

처음엔 그냥 복고 유행인가 했는데, 가만 보면 그것보다 좀 더 깊은 얘기인 것 같아요.
단순히 “옛날 게 예뻐서”가 아니거든요.
트렌드 코리아 2026은 이 흐름을 ‘근본이즘’이라고 불렀어요.

급변하고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고전적인 가치와 검증된 원조를 찾는 현상이에요. AI가 하루에도 수천 개의 이미지와 글을 쏟아내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진짜”가 지닌 가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는 거죠.
복고랑은 달라요. 복고는 과거의 취향을 재현하는 거예요.
90년대 패션을 다시 입는 것처럼요.
반면 근본이즘은 좀 더 본질적인 질문에서 시작해요.
“이게 오래 살아남은 이유가 뭘까?” “수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이걸 찾는 이유가 뭘까?”
그 답 안에 뭔가 중요한 게 있다고 느끼는 거예요.

실제로 LG전자가 금성사 시절 만들었던 최초 라디오와 선풍기를 복각했을 때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사람들이 단순히 레트로 디자인이 예뻐서 산 게 아니에요.
“이 브랜드는 그때부터 있었구나. 오래된 데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신뢰감이 작동한 거예요.
시간이 증명한 것에 끌리는 감각이죠.
왜 하필 지금이냐고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예요.
AI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도 만들어요.
뭐가 사람이 만든 건지 뭐가 AI가 만든 건지 구분이 안 되는 시대가 왔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 안에서 이런 감각이 생겨요. “진짜인 게 뭔지 알고 싶다.”
“오래된 건 적어도 가짜는 아니잖아.”
불확실한 것들이 넘쳐날수록, 시간이 쌓인 것들에서 안정감을 찾는 거예요.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어요.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십 년 된 장인 브랜드, 오래된 레시피를 그대로 고집하는 식당, 창업자 정신을 지킨 소규모 브랜드들이 MZ세대한테 오히려 더 주목받고 있어요.
“이 브랜드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았다”는 게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되는 거죠.
일상에서 이 감각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뭔가를 고를 때 이 질문 하나만 추가해보세요.
“이게 10년 전에도 좋았을까?”
지금 인기 있는 것과 오래 살아남은 것은 달라요.
유행은 빠르게 오고 빠르게 사라지지만, 근본이 있는 것들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계속 사람들 곁에 남아요.
그걸 구분하는 눈이 생기면, 소비도 라이프스타일도 훨씬 단단해져요.
근본이즘이 말하는 건 결국 이거예요. 새로운 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시간이 증명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이 결국 더 오래, 더 잘 선택한다.

















